선택지
[뛰쳐나가서 상황을 보러간다]
[참고 버틴다] KEY 21
[참고 버틴다]를 선택
...방금 그 비명은 뭐지?
사람이 생명의 위기에 처했을 때 들을 수 있는 비명이였다.
그리고 그 위험한 존재가 가까운 곳에 있다.
...잠깐, 너무 성급하게 생각하지 말자.
살면서 상식에 벗어난 존재를 그리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살인마같은 것이 있을 리가 없다.
하지만...
비명의 정체를 눈으로 직접 보기 전까진
내 안에서 그것은 공포의 근원일 뿐이다.
세리자와 치에미 :
[지금부터 하룻밤동안, 여기에 들어가서
문을 잠구고 절대 소리를 내지마...!]
...문을 열려고 하는 손이 멈춘다.
치에미와의 약속.
하지만 사람의 비명이 들린 것도 사실이다.
보통 일이 아니다. 위기 상황을 생각해야 한다.
지금 구하러 가면 늦지 않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을 의미한다.
나는 자신을 선인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것에 대해 변명할 생각도 없다.
내가 밖으로 나간다면
그것은 사람을 구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분명 호기심 때문이 더 크겠지.
그리고 지금까지 그 호기심은 온갖 위험에게 계속 이겨왔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호기심은 죽음의 공포에게 지고 있다.
대체 왜일까?
왜냐하면
내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젠장, 이 기억은 대체 뭐야!
기시감이나 꿈의 기억같은 게 아니다.
그런 애매한 비전이 아니다.
확실하게 [경험]한 것이라고 나의 뇌는 인식하고 있다.
그런 바보같은..
애초에 나는 지금 이렇게 살아있다.
죽지 않았다.
아직 그런 타임 포인트를 통과하지도 않았다.
내가 예지 능력이라도 가지고 있다는 말인가?
신에게 맹세컨데, 그런 황당한 체험은 야스미즈에 오기 전까지 한번도 없다.
그리고 이런 기억이 하필 이 순간 되살아난 것일까
하지만,
그 압도적인 공포와
한번 맛본 아픔과 죽음이
문을 열면 일어나는 결정적인 결말로서
내 안에 확정되어있다.
...나는 생각에 잠겨 움직이지 않는다.
움직일 수 없었다.
나갈 타이밍을 놓쳤다고 판단할 때까지
그렇게 그 장소에 멈춰있는다.
[이기적인 판단], 그것을 비난할 정도로 나는 어리숙하지 않지만
그런 짓을 하고 마음이 편한 것도 아니다.
호기심만 믿고 돌진하는
자신 다운 선택을 못했다는 것에 대한 초조함도 있었다.
살았다는 실감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 시점까지는
돌연, 문이 격렬하게 흔들린다.
손 수 제작한 것으로 보이는 이 화장실에는
외부에 손잡이가 설치되어 있었다.
그것이 덜컹덜컹 소리를 내며 움직이고 있었다!
일단 자물쇠로 잠가두긴 했지만
이렇게 힘을 주고 열려고 하면 자물쇠가 박살날지도 모른다!
나는 황급히 내부에서 문을 당기려고 했지만...
세리자와 치에미 :
[지금부터 하룻밤동안, 여기에 들어가서
문을 잠구고 절대 소리를 내지마...!]
...안에서 소리를 내버리면 어떻게 될까.
문 밖의 상대는 분명 내 존재를 알게 되겠지.
만약 내가 문을 여는 것을 막는다고 해도
밖에 있는 녀석이 내게 피해를 줄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만약 상대가 내 존재를 아직 모르고 있고
그저 화장실이 잠겨있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뿐이라면?
문을 열려고 하는데도
내가 공포에 질린 비명소리 하나 내지 않는다면?
상대는 화장실을 방치하고 물러나지 않을까?
...결국 나는 상황을 지켜보는 것을 선택했다.
계속해서 문이 거세게 흔들리면서
화장실 전체도 가볍게 흔들린다.
새어나올 것 같은 비명을 눌러 죽이며
나는 어둠 속에서 미동하는 자물쇠를 응시한다.
이것이 박살나면 끝이다.
끝, 즉, 죽는다.
그 [기억]으로부터 그렇게 연상된다.
그 때도 무력했지만 이번에는 완전히 무방비 상태.
그래도 최대한 저항을 해보자.
어떻게 저항해볼까?
인체 중에서 가장 딱딱한 부분은 이빨이므로
물어뜯는 게 유효하다고 들은적이 있다.
주저하지 말고 살을 물어뜯자. 그렇게 하자.
...물어 죽인다.
내 안의 그 각오와 살의가 조성된다.
이를 꽉 물고
문을 계속 응시한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소리가 돌연 멎었다.
날 안심시킨 후에 급습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
천천히 500을 세고 아무 일도 없으면
경계를 풀기로 하고 숫자를 센다.
...
....
.......
결국 그 후, 비명도 습격도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고요하고 좁은 공간에서
싫어도 선명하게 느껴지는 청각은
때때로 확실하게, 이음을 감지한다.
숨소리, 울음소리, 발톱이 지면을 차는 소리.
말하자면 짐승의 기색.
역시 그런 것이 밖에 있는것인가.
역시 그것은 안개와 함께 강에서 올라온 것인가.
[늑대가 온다]
...그들은 그걸 알고 있었다는 것인가.
젠장, 이런 곳에 박혀있어선 아무것도 알 수 없잖아.
알 수 없다는 것은 무섭다.
결국 예지인지 기시감인지 모를 기억에 의지하며
지금은 몸을 숨기기로 한다.
내일이다. 일단 오늘 밤을 넘기고
내일 치에미에게 이야기를 듣자.
그리고 대처가 불가능한 문제라면 바로 도망치자.
다행히 오토바이는 고칠 수 있을 것 같다.
만약 고치지 못하더라도 일단 밖으로 나가자.
정 안되면 걸어서 카미후지요시까지 도망치면
교통수단 하나는 구할 수 있을 터.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오늘 밤을 어떻게든 버틸 수 밖에 없다.
↓
3.저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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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독백 너무 븅신같아서 그냥 의미만 통하도록 편하게 번역합니다.
원래 마지막 문장은 '그러기 위해서는 오늘밤을 '자지 않고 경계를 유지한 채로' 넘길 수 밖에 없다' 인데
생각해보니 굳이 이렇게 길게 번역할 이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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