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동안, 치에미가

이곳에 대한 몇가지 이야기를 

(자발적이지만 싫은 표정을 지으며)해주었다


현재, 이곳 [야스미즈]의 주민들은

약간 신경이 곤두서 있는 상태라고 한다.


왜냐하면 현재 나 이외에도

외지인이 3명 정도 마을에 들어와있기 때문.


지금까지의 대화를 통해 예상했던 대로 

어제 아침, '명영의 여울'에서 헤매고 있는

어린아이 한 명을 보호했다고 한다.


부모는 커녕 자기 이름조차 몰라서

대처가 곤란한 상태라고...


어쩔 수 없이 주민 한명이

돌봐주고 있다는데...


마을에서 내려오는 미신 때문인지

그 아이는 (특히 타에씨에게)

불길한 징조로 취급받고 있는 모양이다.


...아니 그럼 지금 당장 경찰에게 맡기면 되지 않느냐고 

물어봤지만 치에미는 [경찰은 좀..]하고 말을 흐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없지만

외지인은 알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거겠지.


그리고 남은 2명은 

잡지 기사를 취재하러 온 저널리스트라고 한다.


이 둘은 [카미후지요시]를 통해 

[정규 루트]로 들어왔다고 하며

딱히 불길한 존재 같은 건 아니다.


하지만, 외지인이 들어 온 것만으로도

주민들은 신경이 쓰이는 모양이다.


이 이야기의 흐름을 통해,

나는 이곳에 대한 좀 더 제세한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여기 [야스미즈]라고 하는 지역은 

[후지요시 마을]이라는 자치단체에 속해있는 촌락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그 편의점 점원이 보여준 

지도에도 [후지요시 마을]이 있었지.


후지요시 마을은 

[카미후지요시]라고 불리는 산 반대편에 위치한 곳과

이곳 [야스미즈]로 나누어져 있다.


[카미후지요시]까지는 걸어서 1시간이 걸리고

포장이 덜 된 도로를 통해 차를 타고 이동해도

20분정도는 걸린다고 한다.


참고로 학생들이 다니는 분교도

카미후지요시에 위치해 있다.


카미후지요시와 야스미즈는

서로 강한 관계를 맺고 있어서,

풍습이나 문화도 공유하고 있다고 한다.


계절마다 이루어지는 제사에 대해서는

어딘가 조금 다른 부분이 있는 모양이다.


이렇게 야스미즈라는 촌락은

후지요시 마을에서도 특별한 장소이다...

라는 것까지 말하고 치에미는 설명을 마쳤다.


큰일이군.

여러가지 나쁜 추측을 하게 되잖아.


기다리는 동안 치에미의 방에서 하는 대화는 

어젯밤처럼 흥이 오르지 않았다.


뭐, 쓸데없는 잡담을 통해 치에미에게 지금 남친이 없다는 것을

알아낸 건 좋았지만 (꽤 흥미롭다).


점심이 가까워졌을 무렵,

무로 타쿠미 씨가 와서 

드디어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참고로 기다리는 동안

방문은 계속 열려있는 상태였다.

뒤가 켕기는 일은 없다는 것을 

치에미 나름대로 표명한 것이겠지.


무로 타쿠미 : 

오토바이라는 건 참 무겁구만, 아저씨


마키시마 한조 :

작년에 잡은 멧돼지보다는 아니야.


...그래도 그렇지, 설마 어깨에 짊어지고 올 줄이야...


200킬로도 더 나가는 철덩이를 

아무리 둘이서라곤 해도

사람의 힘으로 옮기다니 이 사람들 굉장하구만.


비포장 도로와 하천을 건너온 나의 애차는

훌륭하게 흙투성이가 된 상태였다.


후사이시 하루아키 : 

...어떻게 그 벼랑에서 끌어올렸나요?


무로 타쿠미 : 

도르래가 있거든.

가끔 밑에 있는 것들을 끌어올려야 해서 말이야.


마키시마 한조 : 

어이, 타쿠미


무로 타쿠미 : 

...이런, 쓸데없는 소릴 할 때가 아니지.

이거 괜찮겠어? 

꽤 오랫동안 물에 잠겨있었던 모양인데


후사이시 하루아키 :

글쎄요...한번 봐야겠어요


무로 타쿠미 : 

그럼 뒤는 맡기마.

아저씨, 시간이 꽤 걸렸으니 

칼을 가는 건 내일까지 기다려 줘.


마키시마 한조 : 

알았다.


떠나는 두명의 뒷모습을 고맙습니다. 라는 큰소리로 배웅했다


...자, 이제 이걸 어쩐담.


세리자와 치에미 : 

...도와줄까?


후사이시 하루아키 : 

일단 혼자서 어떻게든 해볼게


...작업은 초장부터 곤란을 격었다.


일단 씻어보려고 했더니

타에씨 (풀네임은 야마와키 타에 씨)에게 엄청나게 혼났다


'명영의 진흙을 여기에서 털어낼 셈이냐!'라나 뭐라나

아마 [더럽혀진 장소]이기에 그런 것일까.


하지만 수도꼭지가 있는 곳은 이 광장밖에 없었기 때문에

되도록 구석 쪽에서 씻는 것으로 타협했다.


세척 후, 드디어 조사개시.


...의외로 상태는 괜찮았다. 

어딘가 휘었을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타이어 주변을 씻었더니 차륜에서 나는 이상한 소리도 사라졌다.


그저 양쪽 타이어가 펑크났을 뿐.


...그게 문제지만.


세리자와 치에미 : 

도구같은 건 안 들고 왔어?


후사이시 하루아키 : 

...응


세리자와 치에미 : 

...보통 오토바이로 여행갈 때는 들고 다니지 않아?


후사이시 하루아키 :

무슨 일이 있으면 로드 서비스를 부르면 되겠지..라고 생각했거든


세리자와 치에미 : 

준비성 없긴


후사이시 하루아키 : 

면목이 없다...

솔직히 자포자기 심정으로 출발한거라

냉정하지 못했던 걸지도..


세리자와 치에미 : 

오, 사정을 들어줬으면 하는 것 같은데?


후사이시 하루아키 : 

여친한테 차였어.


세리자와 치에미 : 

...왠지 거짓말같은데~


이건 정말이다.


세리자와 치에미 : 

그건 그렇고...흠...

펑크 수리도구라...


세리자와 치에미 : 

노사토 저택이라면 있을지도 모르겠네.


후사이시 하루아키 : 

노사토 저택?


세리자와 치에미 : 

응, 야스미즈에서 가장 커다란 집.

노사토 저택에 없는 건 야스미즈에도 없어.


후사이시 하루아키 : 

그렇군..그럼 그 사람한테 부탁해보자.


세리자와 치에미 : 

...으음. 

실은 만나는 걸 그다지 추천하고 싶진 않지만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겠지.


후사이시 하루아키 : 

또 대단한 사람이 등장하는거야?


세리자와 치에미 : 

응. 거기다 성격이 좀...



그런고로, 비탈길을 올라가서

[노사토 저택]에 도착했다.


아무래도 야스미즈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는 건물인 것 같다.


확실히 훌륭한 건물이다.


저택이라고 해야할까, 하얀 벽의 소쇄한 양관.

하지만 그다지 손질은 안하고 있는 모양.


정원은 잡초로 무성하고 안쪽에 보이는 관도 

덩쿨이나 뻗어나온 잡나무들에게 침식되어

학교 기숙사와 마찬가지로 폐허처럼 보인다.


저주받은 관이라고 불러도 믿을 것 같다.

정말 이런 곳에 사람이 살고 있는건가?


세리자와 치에미 : 

인터폰이 살아있으려나...


그렇게 말하며 치에미는 

고풍스러운 철문 옆에 설치되어있는 인터폰을 누른다.


기본적으로 굉장히 조용한 야스미즈 촌락.

안쪽에서 차임벨이 울리는 것이 들렸다


...


후사이시 하루아키 : 

한번 더 눌러볼까?


세리자와 치에미 : 

그만두자, 계속 누르면 인상이 안좋아질테니까


후사이시 하루아키 : 

...그렇게 까다로운 사람이야?


세리자와 치에미 : 

그렇지, 까다로워. 응, 좋은표현이야


뭔가 신경이 쓰였지만 

치에미의 말에 따라 조금 기다려보니

그 인물이 저택에서 모습을 보였다.


?? : 

...뭐야? 누구지?


장년..이라고 하기엔 아직 약간 젊은가.

확실히 신경질적인 사람으로 보이는 남성이다


세리자와 치에미 : 

안녕하세요, 노사토씨! 세리자와예요!


?? : 

알고있다, 세리자와 치에미.

그쪽에 있는 청년은 모르겠지만 말이야.


세리자와 치에미 : 

하루아키씨. 이분이 노사토 키요노스케씨.

키요노스케씨, 이쪽이 사고를 당한 후사이시 하루아키씨예요.


드디어 소개가 이지경까지 왔군.


노사토 키요노스케 : 

? 뭐라고?


어쨌든, 내가 재차 사정을 처음부터 설명한 뒤,

(망명에서~라는 이야기를 꺼내니 이 사람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에 용건을 말했다.


후사이시 하루아키 : 

그래서 빨리 이곳에서 떠나기 위해서라도

수리 도구를 빌릴 수 있을까 해서...


노사토 키요노스케 : 

타이어는 튜브리스인가?


....엥?


노사토 키요노스케 : 

일단 패치는 있다만..

튜브 타이어라면 아마추어한테는 힘들지 않나?

할 수 있다면 상관없지만.


노사토 키요노스케 : 

아, 튜브가 버스트했다면 교체할 수 밖에 없겠지만, 

교체할 만한 건 가지고 있지 않아.

있어도 줄 생각없지만 말이지.


후사이시 하루아키 : 

저기..죄송합니다. 그런 건 잘 모르는 상태로 타고 다녀서...


노사토 키요노스케 : 

...답이 없군.

얌전히 몇 만엔 짜리 수업료를 내는 셈치고

견인 의뢰를 맡기는 것을 추천하지.


윽...반박을 못하겟다


세리자와 치에미 : 

아...노사토씨, 저기 말이죠,

지금 시기에 타지에서 다른 차를 더 불러들이는 건 

좋지 않을 것 같은데요?


노사토 키요노스케 : 

뭐라고? 넌 도시에 살았으면서

아직도 그런 미신을 믿고 있는건가? 


세리자와 치에미 : 

으음~~....전 그렇다치고

할아버지나 할머니들이 좀...

최근에 이상하게 외지인이 많으니까...


노사토 키요노스케 : 

야스미즈 놈들의 사정을 내가 왜 알아야 되는거지?

나보고 어쩌라는 건가? 응? 

흙투성이가 되서 펑크 수리라도 해달라는거냐?


세리자와 치에미 : 

아니~ 그렇게까진 안바라고요, 

후시요시의 장자(長者)로서

곤란한 손님을 도와주는데 힘을 보태주셨으면 해서...


노사토 키요노스케 : 

흥. 곤란할 때만 장자에게 부탁하지 말고

야스미즈만의 대접을 해주는 건 어떤가?

절벽에서 떨어뜨린다고 했던가? 응?


...어이어이,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세리자와 치에미 : 

아...그건 말하시면 안되요~...


치에미가 곤란해한다.

쓴웃음 뒤에는 억누르고 있는 초조함이 비쳐보였다. 


후사이시 하루아키 : 

...정말 부끄럽습니다만

어떻게든 해볼테니, 도구만이라도 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노사토 키요노스케 : 

뭐라고?


후사이시 하루아키 : 

도구나 키트만 빌리고

작업은 다른 곳에서 할테니까요.

물론 사례금도 드리겠습니다.


노사토 키요노스케 : 

...뭐, 상관없지. 

잘못해서 물건을 파손시켰다면 변상해야 할거야.

학생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확실하게 해두겠어.


그렇게 내뱉듯이 말하고,

간단히 차고 쪽을 가리킨 후,

노사토씨는 발 빠르게 저택으로 돌아가버렸다.


후사이시 하루아키 : 

하...뭘해도 답이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기 시작했어.

튜브가 버스트했다는 게 대체 무슨 소리냐..


세리자와 치에미 : 

하루아키 씨, 한심해..


후사이시 하루아키 : 

엥? 오토바이 운전수라면 

스패너 하나로 뭐든지 수리할 수 있어야 되는거야?


세리자와 치에미 : 

음...잘 모르겠지만

그 뭐냐, 기계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면 

뿅가는 여자들이 많지 않을까?


후사이시 하루아키 : 

그럼 넌 노사토 씨한테 뿅갔겠네?


세리자와 치에미 : 

아니...저건 그냥 아는 척하는 것뿐이야.

저 사람 아마 혼자서는 정비도 못해.

뼈 속까지 비실이거든. 


후사이시 하루아키 : 

엥, 그럼 왜 오토바이의 정비용품을 가지고 있는거야?


세리자와 치에미 :

노사토 저택은 카미요시무라에 있는 더 큰 노사토 저택에서

필요없는 물건을 두는 장소라서 말이지.


세리자와 치에미 : 

5, 6년전에 키요노스케 씨가 2륜차를 샀는데 제대로 타질 못해서

처박아뒀다는 일을 들은 적이 있어.


역시 시골이야. 그 어떤 부끄러운 일도 숨길 수가 없지.


어쨌든, 그는 아무래도 알고 있는 지식을 이용해서

사람을 바보취급하는 타입인 모양이다.


뭐..도와주긴 했고

내가 지식이 없는 것도 사실이니까

딱히 화가 나지는 않는군.


후사이시 하루아키 : 

자, 그렇게 됐으니 쓸 수 있는 건

전부 들고 오자고!


세리자와 치에미 : 

마치 산적처럼?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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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 문장 난이도가 너무 높아서 시간이 많이 걸릴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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