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조립 작업은 조금씩 진전을 보이고 있었다.
오후가 지나, 저녁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이대로 가다간, 틀림없이 어두워진다.
작업을 계속 진행할 수 있을까?
내일까지 걸릴지도 모른다.
이거 치에미에게 차여버릴지도.
인생이랑 정말 뜻대로 되지 않는 법이다.
지금까지 사람들의 왕래가 계속되던 광장에는
누구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바람 소리와 개구리 소리.
그리고 공구의 쇳소리만이 들리는 것의 모든 것.
무인의 공간.
문득,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자신은 지금 있어선 안될 곳에 있고
거기에서 도망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감각에 사로잡힌다.
마치, 꾸물거렸다간 무언가에게서
도망칠 수 없게 되버린다는...그런 망상.
무언가가 습격해온다는 것인가?
웃으며 망상을 뿌리치려는 것을 실패한 나는
반 무의식적으로 귀를 세우고 있었던 모양이다.
희미하게 목소리가 들렸다.
노랫소리였다.
혀가 짧은 여자 아이의 노랫소리.
나는 손을 멈췄다.
그리고 정신차려보니 공구를 내려두고
그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사람이 그리워진 것일까.
아니면 뭔가 치명적일 정도의 위화감, 또는 위기감을 느껴서 였을까
나는 걸었다.
나는 비탈길을 내려갔다.
노랫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깊은 풀숲을 넘어.
그곳에, 도착한다.
?? :
님의~수호자는~
기이한 풍경이였다.
구석구석까지 잡초로 덮혀있는 초원.
잡초 사이에서 얼굴을 내미는 무수한 바위.
야스미즈 이곳저곳에 점재하는
거대한 바위와는 다르다.
허리까지 오는 높이의 바위.
...마치,
마치 비석같은..
?? :
언제나~고래도~
비스듬히~달린다~
그런 묘지같은 초원은
검붉게 물드는 서쪽 하늘로 이어지다가
갑자기 벼랑이 되어 끊어진다.
야스미즈의 가장 아랫부분. 명영과의 경계선.
그 절벽 옆에는 커다란 소나무가 한그루 있다.
?? :
폭풍~
털이 자라나~
석양빛과 바위, 소나무의 그림자가
초원의 기묘한 모습에 걸쳐진다.
그곳을 여자 아이가 뛰고있다.
위태로운 발걸음으로 뛰고있다.
그 순간, 그 공간은 이세계였다.
죠르죠 데 키리코의 그림같은
완벽한...이세계의 기이한 풍경이 형성되어 있다.
그리고, 이해했다.
이곳이 특별한 장소라는 것을.
외지인이 결코 열어서는 안되는 성지.
또는 마경이라는 것을.
여자 아이가 넘어졌다.
후사이시 하루아키 :
괜찮니?
나→주저없이 다가갔다→여자 아이.
?? :
메에...
일으켜 준다↓울 것 같은 여자 아이←흙투성이 옷
↑반창고 투성이인 무릎에 새로생긴 긁힌 상처.
나→달랜다→여자 아이→뿌리친다→달린다↓
↓누군가.
출현한다←소녀←언제가 봤다←나.
?? :
...[저녁안개가 내리면, 연회의 준비.]
소녀→말한다→의미를 알 수 없는 대사
↑뒤로 숨는다←여자 아이→두려움과 적의
→ ↑양쪽눈
?? :
도망치세요.
소녀→끌어안는다→여자 아이.
→경고한다→→→→→→→→→→→→나한테?
?? :
이미 늦었겠지만.
?? :
그래도 도망치세요!
나→소녀→등 뒤←
나→소녀→등 뒤←안개
나→소녀→등 뒤←안개안개안개안개안개안개안개
나→소녀→등 뒤←안개안개안개안개안개안개안개....
나
→뒤로 돈다
→달린다
→어디로?
반 방심 상태로 광장으로 돌아온 나는
돌연 치에미에게 어깨를 흔들려져, 제정신으로 돌아온다.
세리자와 치에미 :
어디에 있었어!?
후사이시 하루아키 :
...미안, 바로 작업으로 돌아갈게.
세리자와 치에미 :
무슨 소릴 하는거야, 이미 늦었어!
하루아키 씨도 숨어!
치에미가 무슨 말을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무로 타쿠미 :
뭐하는거야, 치에미!
어서 방으로 돌아가!
세리자와 치에미 :
하지만 하루아키 씨가!
무로 타쿠미 :
...칫, 내버려 둬, 그런 외지인은!
난 아저씨하고 다른 사람들 집을 돌아보고 올테니까
꼭 돌아가라, 치에미!
이해할 수 없다.
어째서 이 두명이,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에게 그렇게까지 공포에 떨고 있는것인지.
그리고 돌연 깨닫게 된다.
촌락의 아래바향...명영이 있는 방향,
그리고 방금 전까지 내가 있었던 초원쪽에서
솟아오르듯이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투명하지 않은 농밀한 아지랑이...아니, 안개.
생물같은 부드러움에 기묘하게 일그러지면서
신비한 저녁 안개는 광장쪽으로 흘러들어간다.
세리자와 치에미 :
...하루아키 씨, 이쪽이야!!
치에미는 내 손을 끈다.
후사이시 하루아키 :
....뭐가 뭔지...머리가...뭐야...머리가 무거워...
세리자와 치에미 :
지금은 참아!
어딘가, 어디 문이 잠긴 곳에 혼자 들어가 있어!
그렇지 않으면 죽을거야!
후사이시 하루아키 :
무슨 소리이야...설명을...
세리자와 치에미 :
부탁이야 하루아키씨,
이번만큼은 내 말을 들어줘!!
힘 없는 발걸음으로 나는 치에미를 따라간다.
비탈길을 뛰어올라가, 논길을 빠져나와서 도착한 곳...그곳은
...논길 연변의 간이 화장실?
세리자와 치에미 :
...여기라면 어떻게 되려나...
후사이시 하루아키 :
...대체 무슨 일이야?
확실히 굉장한 안개지만 그렇게 당황할 필요까진..
세리자와 치에미 :
잘들어, 하루아키 씨. 자세히 설명할 시간이 없어.
그러니, 부탁이니까 지금부터 내가 말하는 걸 꼭 지켜줘.
세리자와 치에미 :
지금부터 하룻밤동안, 여기에 들어가서
문을 잠구고 절대 소리를 내지마...!
이 때 나의 의식은 멀쩡했다.
방금 전까지 왜 그렇게 머리가 몽롱했는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
그래서, 치에미의 기묘한 말도 하나하나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었고
그녀가 필사적이라는 것도 확실히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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