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에미의 방에서 아침식사로 

컵라면(물은 작은 전기포트로 데웠다)을 먹었다


치에미는 아직 숙취가 남아있어서 식욕이 없다는 모양.

참고로 어제 술 값은 이 때 재차 지불했다


그 후, [식당]으로 향했다


후사이시 하루아키 : 

이 바위는 뭐야?


세리자와 치에미 : 

음...일단 부적같은 거라고 해야하나?

옛날부터 있었어


후사이시 하루아키 : 

다른 곳에서는 본 적이 없는데?


세리자와 치에미 : 

아..그건 그럴지도


치에미가 안내해준 것은

아까보다 더 좁은 길이였다

이쪽은 차가 지나간 흔적도 없는 그야말로 논길이라는 느낌.


여기에도 여기저기에

큰 바위가 세워져 있다


부서지고 깨지고 쓰러져서 

논에 반쯤 파묻힌 것으로 보이는 바위도 보인다


...신앙의 대상이지만

현재는 그다지 중요시 되지 않는건가?


몸의 안전이 보장되니

호기심이 또다시 머리를 내밀기 시작했다


후사이시 하루아키 :

아, 사람이다


멀리 농사를 짓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세리자와 치에미 : 

타쿠미 오빠다, 안녕~


치헤미가 손을 흔드니 

상대방도 손을 흔들다가...놀란듯이 손을 멈춘다 


세리자와 치에미 : 

자, 이제 가자


후사이시 하루아키 :

...괜찮아? 아마 저사람, 날 보고 놀란 모양인데..


세리자와 치에미 : 

괜찮아, 어차피 나중에 식당에 올테니 

그 때 설명하지 뭐


...그래도 되려나


외지인인 나로서는 

치에미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다



...이곳은 아까 아침에 위에서 내려다봤던 

가옥이 밀집되어 있던 곳인가


그 때는 몰랐지만

이곳도 조금 특이하다


한마디로 말해서, 폐허같다


특히 오른쪽에 보이는 목조 단층집은

키 큰 잡초에 반쯤 삼켜진 상태이다


여기만 보면 폐촌이라고 불려도 믿을 지경이다


하지만, 여느것과 조금 다른 건물도 2채 정도 보인다


한곳은 비탈길을 지나면 바로 볼 수 있는 사당.


그다지 크진 않지만 이곳만 예쁘게

주변이 손질되어 있는 것 같다


또 한곳, 여기가 분명 [식당]이겠지


추레하지만 안에는 사람의 기색이 느껴진다

이 적적한 마을에서 가장 떠들썩한 장소가 아닐까


...오, 아까 전 학생 3인조가

담소를 하며 식당에서 나온다


오리베 야스나가 : 

아, 치에누나...와 후사이시씨


세리자와 치에미 :

안녕!, 좀 늦었네?


마키시마 하루 :

못치가 바보같은 짓만 해대서 늦어졌어


카모시다 치카모치 : 

그래, 내가 나쁜놈이다! 된장국을 내놔라!


세리자와 치에미 :

뭐, 빨른 걸음으로 가면 늦지 않을거야.

다들 열심히 공부해


3명은 우리들이 왔던 길을

조금 빠른 걸음으로 올라간다


후사이시 하루아키 : 

다들 고등학생이구나


세리자와 치에미 : 

그래, 산을 쭉~~올라가면 분교가 있거든. 

나도 3년 전까진 다녔었지~


후사이시 하루아키 : 

...엄청 불편하겠네


세리자와 치에미 : 

그래도 쟤네들은 기숙사에 사는만큼

우대받고 있는 편이야


의미심장한 말을 하는 치에미


얼굴에는 웃음기가 없었다


세리자와 치에미 :

...그럼, 기합을 넣고 들어가봅시다!


후사이시 하루아키 : 

그럽시다~


세리자와 치에미 :

기합이 안들어갔잖아~


서로 웃으며 식당으로 들어간다


?? : 

어서오렴...어머


식당의 내부는 외관처럼 낡아있었지만

세세한 곳까지 잘 정돈되어있는 것 같다


?? :

치에미쨩, 손님이니?


주인으로 보이는 여성이 온화하게 물어왔다


조금 나이를 먹었지만 틀림없이 미인이다,

다만, 조금 지쳐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쪽을 주시하는 손님이 두명.


7~80세 정도로 보이는 여성...

아마 아침에 봤던 사람이다.

키와 모습이 일치한다.


다른 한쪽은

60대 후반정도로 보이는 남성


조용히 앉아있지만 

말이 필요없는 위압감을 자아내고 있다


세리자와 치에미 : 

응, 소개할게요. 후사이시 하루아키 씨.

어제 밤 명영에서 헤메고 있는 것을

제가 구했어요


...극적인 반응


여주인은 작게 비명을 올리고,

노인 2명은 험상굳은 표정을 지으며 벌떡 일어난다


가게에 들어온 순간부터 높았던 긴장감이

순식간에 한계치를 넘었다는 느낌이다.


세리자와 치에미 : 

아...걱정하시는 건 당연하지만

이건 그냥 우연이예요


세리자와 치에미 : 

그 애랑은 다르게 이 사람은 신원이 확실하고

오토바이로 옛 길을 달리다가 사고가 났다는

굉장히 안타까운 사연도 가지고 있어요


세리자와 치에미 : 

그러므로, 저는 우리들이 이 사람을 무사히 돌아갈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리자와 치에미 :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여러분


단번에 기세좋게 말한 후

회화의 주도권을 포기하는 치에미


?? : 

...



?? : 

...


?? : 

...어머, 그거 큰일이였겠네...


침묵하는 노인 2명의 눈치를 보면서

조심히 입을 여는 여주인.

서열관계는 확실해보인다 

저 두명이 장로인가


?? : 

...치이는 왜 밤중에 명영같은 곳을 갔어?


사에자와 치에미 : 

...불길한 예감이 들었거든

전에 그런 일도 있었고, 잠이 안와서..


?? : 

그럼 역시 '저승 사람'일수도 있잖여!


?? : 

그쯤해둬, 타에할멈


...이 대화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내가 이곳에 오기전에 어떤 일이 있었다는 것.


아마도 그것은 상황적으로 내가 격은 일과 비슷할 것이다.

[그 애]라고 하는 걸 보면...나처럼 길을 헤멘 어린아이가 있다는건가?


치에미의 말대로라면 '명영의 여울'에는 [사연]이 존재한다.

죽은 사람이 되살아난다는 사연이.


그렇군, 이 할머니가 타에 씨로군

그리고 되살아난 사람을 [저승 사람]라고 부르는 것이고


그리고 이 노인들에게 내 존재와 구조를 승낙받는 것이 

지금 가장 중요한 문제인 것 같다...


?? : 

어이, 어디에서 왔나


다른 곳으로 떠나있던 사고를 

노인의 굵고 잠긴 목소리가 되돌린다


후사이시 하루아키 : 

아. 네, 도쿄에서 왔습니다


?? : 

나이는?


후사이시 하루아키 : 

나이는 24입니다


?? : 

치이보다 나이가 많구만


노인이 콧웃음을 친다.

[연장자 주제에 연소자에게 기대고 있는 것을 부끄러워 해라]

라는 걸로 판단했다


후사이시 하루아키 : 

으으음, 자기 소개가 늦었습니다, 

후사이시 하루아키라고 합니다.

세리자와 씨 말대로 오토바이 사고가 나서 이곳으로 오게되었습니다


후사이시 하루아키 : 

아무래도 전 이곳에선 이분자인 모양이라...

섣불리 말을 했다가 여러분들에게 피해를 줄까봐 걱정이 됐습니다


후사이시 하루아키 : 

그래서 세리자와 씨에게 소개를 부탁했습니다만...

제 쪽에서도 부탁드립니다.


후사이시 하루아키 :

금방 이곳을 떠날테니 그때까지

제 존재를 너그러히 봐주셨으면 합니다


후사이시 하루아키 : 

그리고...절 구해준 세리자와 씨를 비난하지 말아주세요


세리자와 치에미 : 

잠깐, 하루아키씨!


후사이시 하루아키 :

아마, 세리자와 씨는 

이곳의 상식 밖의 행동을 하면서까지

절 구해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도 다들 놀라했으니까요


?? :

어머...


후사이시 하루아키 : 

이래 봬도 어른입니다. 자신의 책임은 자신이 지고, 

여러분들에게 준 피해는 될 수 있는 한 갚겠습니다


후사이시 하루아키 :

그러니...제발,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말하며 머리를 숙인다


?? : 

멀쩡한 놈처럼 보이는구만, 타에할멈


야마와키 타에 : 

...난 마음에 안들어

저렇게 머리를 갈색으로 물들여선


큰일이군.

노인분들이 좋아할 만한 모습이 아니였다


?? : 

외지놈들은 다 저래.

빨리 내보내면 괜찮을거야


야마와키 타에 : 

그럼 마음대로 해


...소극적이지만 승낙받은건가?


?? : 

하루아키...하루인가

우리 손녀도 하루인데, 헷갈리게스리


후사이시 하루아키 : 

...아, 혹시


세리자와 치에미 : 

그래. 이분이 하루쨩의 할아버지인

마키시마 한조 씨야


후사이시 하루아키 : 

잘 부탁드립니다


더이상의 인사가 생각나지 않는다

하루쨩과는 현재 그다지 좋은 사이도 아니고..


어쨌든 큰 고비는 넘긴 모양이다 


마키시마 한조 : 

명영에 들어간거냐


후사이시 하루아키 :

그게..편의점에 길을 물어본 다음

옆길로 들어갔더니 

비포장 도로 에서 미끄러졌습니다


마키시마 한조 :

...그래서, 망명을 건넜다는건가.

어째서 중간에 돌아가지 않은거냐


어처구니 없어 한다


그러고보니, 사고를 당하고

치에미와 만나기까지 시간감각이 없다


마키시마 한조 :

...나와 타쿠미가 보러갔다오마


야마와키 타에 : 

타쿠미는 논에서 일하고 있다구!


마키시마 한조 : 

타에 할멈, 빨리 내쫒는다고 생각하고 도와주게 해


야마와키 타에 : 

한쨩은 매번 그런 식이라니까..


?? : 

할머니, 아저씨, 무슨 일이야?


오, 여기서 새로운 주민등장인가


?? : 

...치에미, 이녀석은?


세리자와 치에미 : 

아, 타쿠미 오빠


아, 아까 농사를 짓던 사람인가


...가까이에서 보니 굉장히 투박하군.

평소에 농삿일을 하면서 단련된 것이겠지.

나이는 30이상 40미만 정도려나...


어쨌든 치에미가 이쪽의 사정을 말하면서

그의 풀네임이 '무로 타쿠미'라는 것을 알았다



무로 타쿠미 : 

하아~그거 재난이였겠구만.

아...아저씨


마키시마 한조 : 

너랑 내가 회수하러 가자


무로 타쿠미 : 

그래야겠지? 

할머니, 이녀석 도와주고 올테니까 조금 기다려줘.

이미 농약은 다 뿌려놨으니 점심에 풀만 베면 돼


야마와키 타에 : 

타쿠미는 상냥하구먼....


무로 타쿠미 : 

하하하, 이정돈 아무것도 아니지.

금방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해놓을게


야마와키 타에 : 

오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인가


야마와키 타에 : 

젊은이...


후사이시 하루아키 : 

응? 저 말인가요?


야마와키 타에 : 

여기는 야스미즈라고 하는 곳인데

그다지 좋은 곳이 못 돼


...?


좋은 곳이 아니라고?

내 존재가 문제되는 게 아니라?


야마와키 타에 : 

우리들도 외지인을 대하기 힘들고

외지인도 가까이 하지 않는 편이 좋아


야마와키 타에 : 

그러니, 빨리 나가주게


후사이시 하루아키 : 

...네, 그럴 생각입니다


무로 타쿠미 : 

이야기는 끝난 모양인데?


세리자와 치에미 : 

응! 고마워, 타쿠미 오빠


...그렇군


서열관계 적으로 마키시마 한조씨가 가장 발언력을 가지고 있지만

타에씨의 동의를 얻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아마 마을의 실질적인 문제해결은 한조 씨가 하지만

마을의 정신적, 도덕적 지주는 타에 씨인 거겠지


그러니, 중요한 것을 일을 정할 때에서는

타쿠미씨가 타에씨를 중재하면서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다


타쿠미씨는 이곳의 속사정을 잘 아는 사람인 것 같다

치에미도 그걸 잘 알고 부탁하는 것이겠지


?? : 

자, 이쯤에서 하나 드세요


절묘한 타이밍에 여성점주가 노인들에게 차를 내온다


무로 타쿠미 : 

오~ 카오리씨! 난 밥을 부탁해!


여자 점주의 이름은 카오리인가


오리베 카오리 : 

네네, 아침 일찍부터 수고하셨어요

푸짐하게 드릴게요


무로 타쿠미 : 

뭘 그정도로, 야스미즈와 할머니와

카오리씨를 위해서라면 아무것도 아니지


오리베 카오리 : 

어머, 우후후


분위기가 좋군, 이 두명

나이 차도 별로 없어보이고


오리베 카오리 : 

그럼, 손님도 식사하시겠어요?


후사이시 하루아키 : 

아, 아뇨, 이미 먹었습니다


오리베 카오리 : 

그럼, 차라도 마시고 계세요

주먹밥이라도 대접할게요


후사이시 하루아키 : 

아, 이거 감사...


세리자와 치에미 : 

미안해요, 카오리씨.

지금 급해서 그런데 전화 좀 써도 될까요? 


응?


후사이시 카오리 : 

그건 상관없지만 차 정도는 마시고...


세리자와 치에미 : 

아, 고마워요, 하지만 진짜 급해서 그래요.

가자, 하루아키씨


후사이시 하루아키 :

...? 알았어...


순순히 따라야 하는건가


식당 안쪽에 계단이 있고

올라가보니 거주공간으로 보이는 곳이 있다


삐걱삐걱 소리를 내는 복도 안쪽에

요즘에는 볼 수 없는 검은색 전화기가 설치되어있다


세리자와 치에미 :

여기가 야스미즈에서

유일하게 전화를 할 수 있는 곳이야


...정말?


세리자와 치에미 : 

참고로 휴대폰은

어떤 기종도 안터질거야


후사이시 하루아키 : 

그렇군...하지만 어디로 전화하라고?


세리자와 치에미 :

로드 서비스라던지, 보험이라던지, 

필요하다면 가족한테도 연락해둬


아, 그렇군.

애초에 내 일이지


세리자와 치에미 : 

아까도 말했지만 될 수 있는 한 빨리 이곳을 벗어나는 게 좋으니까

사용할 수 있는 건 뭐든지 사용해보자


후사이시 하루아키 : 

...외지인이 환영받지 못하는 곳이니까?


세리자와 치에미 :

고렇지


후사이시 하루아키 : 

더이상 알려고도 하지 말고?


세리자와 치에미 : 

...음...

하루아키씨는 굉장히 눈치가 빨라.

그건 괜찮아


세리자와 치에미 :

문제는 호기심도 굉장히 강해보인다는거지


후사이시 하루아키 :

들켰나


세리자와 치에미 : 

그야 들키지. 

솔직히 말해서 그다지 알려고 하지 않는 편이 좋을걸?


후사이시 하루아키 : 

어차피 금방 헤어질거니까?


세리자와 치에미 :

그래


후사이시 하루아키 : 

왠지 좀 쓸쓸하네


세리자와 치에미 : 

오, 내 메일 주소를 원하는거야?


후사이시 하루아키 :

알려줄 수 있다면 부디!


세리자와 치에미 : 

아싸, 이걸로 남자 친구 53명째~


후사이시 하루아키 :

순식간에 흥이 깨졌다


그래도 일단 연락처를 교환받았다

내 이름이 주소록 53번째에서

희미한 존재감을 발해주었으면 좋겠군


후사이시 하루아키 : 

...그건 그렇고

개인적으로 마을에 무슨 문제가 있고

어떤 배경이 있는지 알고 싶은데


세리자와 치에미 : 

추천은 못하겠는데~


후사이시 하루아키 : 

어째서~?


세리자와 치에미 : 

내 기분이 불쾌해지니까


후사이시 하루아키 : 

...고향을 별로 좋아하지 않나보네?


세리자와 치에미 : 

응, 솔직하게 말해서 싫어


후사이시 하루아키 :

여기 주민과는 사이가 좋아보이던데


세리자와 치에미 : 

아..그건 겉보기만 그렇게 보일 뿐이야

난 꽤 문제아였거든

연배가 많은 사람들과는 서먹서먹해


세리자와 치에미 : 

거기다, 척 봐선 알 수 없는 여러가지 사정도 있고.

뭐...주민들 자체를 딱히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그럼 이 곳에 대해서 조사하는 건 그만두자 

미움받기 전에 물러나야지


후사이시 하루아키 : 

아, 딱 하나만 물어봐도 돼?


세리자와 치에미 :

배짱 좋네~ 뭔데?


후사이시 하루아키 : 

무로 타쿠미씨를 좋아해?


세리자와 치에미 : 

엥? 내가?


후사이시 하루아키 : 


세리자와 치에미 : 

아하하하!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니야!

타쿠미 오빠가 멋지긴 하지만 너무 투박하고

10살 이상의 나이 차이도 있고, 취향 밖입니다요


세리자와 치에미 :

거기다 타쿠미 오빠는

옛날부터 카오리 씨 바라기니까


후사이시 하루아키 : 

역시 그렇구나...결혼한 건 아니야?


세리자와 치에미 :

응, 카오리씨, 미망인이거든


이거...여러가지 복잡한 사정이 있어보인다


...자, 이렇게 되면..치에미의 태도를 좀 이해할 수가 없다


어째서 아까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차를 마시지 못하게 막은 걸까


카오리 씨에게 질투심을 느껴서 그런 게 아니라면

단순히 나에게 차를 마시게 하고 싶지 않아서?


그러고보니 식당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데도

굳이 사전에 컵라면을 먹여둔 것은 왜일까


...무슨 일이 있으면 의심해보는게 내 성격이다

매번 그냥 의심으로 끝나지만.


그 후, 보험회사에 전화를 걸었더니

안좋은 사실이 판명되었다


아무래도 이 장소는 서비스 스테이션에서

몇 백킬로나 떨어져있는 곳이라고 한다

즉, 일반 서비스 대상 밖이라 할증요금을 내야하는 것이다


거기다 그 요금이라는 것이 보통 금액이 아니였다.

설마 갑자기 몇 십만을 넘어갈 줄은 생각도 못했다.


부주의하게 알바생의 설명을 대충 듣고 넘긴 것이 문제였다. 젠장


어쨌든 일단 검토해보겠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 후 식당으로 돌아가보니...


후사이시 하루아키 : 

어라, 할아버지들은...


손님이 전부 달라져 있었다


타에씨, 한조씨, 타쿠미씨가 사라지고

대신 그곳에 그림으로 그려 놓은 듯한 비행소년이...


?? : 

넌 누구냐?


억지로 나쁜 척을 하는 것 같은 목소리


아침 식사 중으로 보이는 그는

젓가락과 그릇을 내동댕이치듯 내려놓고

나를 경계했다


후사이시 하루아키 : 

으으음, 후사이시 하루아키입니다


?? : 

아앙? 뭐라고? 지금 나 놀리냐?


오리베 카오리 : 

요시츠구!

처음보는 사람에게 무슨 말버릇이니!


오리베 요시츠구 : 

시끄러워, 이 아줌마야...어이, 치에누나

이녀석은 누구야?

 

세리자와 치에미 : 

오토바이 사고를 당한 여행자, 하루아키씨


점점 소개가 잡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세리자와 하루아키 : 

그럼...다시 소개할게, 

이쪽이 오리베 카오리씨와 차남인 요시츠구군.

야스나가군이 장남이야


후사이시 하루아키 : 

엥, 야스나가군이라면 아침에 봤던?


세리자와 치에미 : 

맞아. 잘 보면 닮았지 않았어?


...특이한 가정을 가지고 있구나, 오리베 가(家)


오리베 요시츠구 : 

형 이야기 하지마!

짜증난다고, 못난아!


세리자와 치에미 : 

그렇게 말해도 말이지..

난 인기가 많아서 말이야~


역시 인기 많은건가


오리베 요시츠구 : 

...켁, 어서 도시로 가버려

바보야! 바보바보바~보!


세리자와 치에미 : 

어쩌지, 하루아키씨!

바보라는 사실은 부정 못할 것 같아!


후사이시 하루아키 : 

역시 치에미쨩은 바보였구나!

좋아~ 바보바보!


세리자와 치에미 : 

헉, 너무해


후사이시 하루아키 : 

같이 놀려주자, 요시츠구군!

바보바~보!


오리베 요시츠구 :

뭐...뭐야 넌!

치에 누나를 바보취급하지 말라고!


너도 심정이 복잡한 인간이구나


후사이시 하루아키 : 

미안 치에미씨, 본심이 아니였어


세리자와 치에미 : 

...오~ 순식간에 태도를 바꿔버리네. 

이 치에미의 혼을 쏙 빼놓다니 제법인걸?


후사이시 하루아키 : 

치에미쨩에겐 질 수 없지


오리베 요시츠구 : 

너희들 사귀냐?


아쉽게도 그건 아니다


오리베 카오리 : 

적당히 하렴, 요시츠구!

지각하겠다! 어서 옷 갈아입고 학교에 가야지!


오리베 요시츠구 : 

...시끄러워, 안갈거야


궁시렁궁시렁 대면서 요시츠구 군은

먹다 남은 그릇을 방치하고 식당을 나가버렸다 


오리베 카오리 : 

...미안해요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네요


세리자와 치에미 : 

심성은 착한 아이인데 말이죠


그건 좀 알 것 같다


후사이시 하루아키 :

아, 그런데 마키시마씨와 무로씨는?


오리베 카오리 : 

아아, 아까 오토바이를 회수하러 나갔어요


후사이시 하루아키 :

이런, 도와주러가야 겠는데..


세리자와 치에미 :

음, 장소도 알고 있는 것 같았으니까

괜찮지 않을까?


후사이시 하루아키 :

...아니, 일단 중립상태로 해두면 밀순 있겠지만...

조작할 줄은 알까?


세리자와 치에미 : 

그 정도라면 도와줄 필요없어


후사이시 하루아키 : 

어째서?


세리자와 치에미 :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하루아키씨가 외지인이기 때문이야

장시간 같이 있는 건 추천하기 힘들어


후사이시 하루아키 : 

문제를 일으킬 만한 사람들로는 보이지 않았는데...


세리자와 치에미 : 

그야 둘 다 어른이니까.

하지만, 이곳에 기본적으로

나만큼 개방적인 사람은 거의 없다구


세리자와 치에미 : 

하루아키씨는 괜찮을지도 모르지만

함께 있으면 상대방이 스트레스 받을지도 몰라

그렇지 않아도 지금 마을 분위기가 안좋으니까


오리베 카오리 : 

...네...그렇네요. 

맡겨달라고 했으니 도와주지 않는 게 좋을거예요


후사이시 하루아키 : 

그런가요


오리베 카오리 : 

네. [야스미즈에는 야스미즈만의 방법이 있다]

남자들은 그걸 중요시하니까요...


왠지 알 것 같다


손님은 손님답게 행동할 것.

그 이상은 주제넘는 짓이다.

옛날에는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았겠지


후사이시 하루아키 : 

...그럼, 어디에서 기다릴까


세리자와 치에미 : 

우리집으로 돌아가서 기다리자


역시 그렇게 나오는가



흐름상 자연스럽게 고를 수 있는 

[차라도 마시면서 기다린다]라는 선택지를 

피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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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작에서 죽었다가 되살아나는 사람을 '요미비토'라고 하는데 

이 용어가 한자도 없고 해서 그냥 '저승 사람'이라고 번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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