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 :
시작됐어요, 마스터!
나님 :
그래, 시작됐군.
근데 아까부터 계속 묻고 싶었는데..
나님 :
넌 누구냐?
실 :
에에에에에에에엑!
실 :
기억이 돌아온 거 아니였어요!?
나님 :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아
뭔가 어렴풋이 생각날 것 같기도 한데..
실 :
그럼 방금전까지의 기세등등한 발언들은!?
나님 :
물론, 그냥 허세지!
실 :
엄맛! 그렇게 당당하게 말하지 말아주세요!
하.. 어쨌든 시간이 없으니 요점만 설명할게요
실 :
먼저, 제 이름은 [실]이예요
실 :
마스터가 쓰고 있는 안경에 탑재되어있는
네비게이션 AI 시스템이죠!
나님 :
그렇군. 그래서 그 [네비코]는 뭘할 수 있어?
실 :
실이예요!
전 네비게이션 AI니까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싸우는 건 어디까지나 마스터의 역할이죠
실 :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상황이니 여러가지 조언을 해드릴게요
나님 :
그래, 부탁한다 네비코
실 :
그러니까 실이라니가요!
Mr.엘리트 :
야, 넌 아까부터 누구랑 대화하는거냐!
슬슬 내 말을 좀 들으란 말이다!
나님 :
잉? 쟤 왠지 화내고 있는데?
실 :
이거 운이 좋네요
나님 :
헉, 뭐야 갑자기 눈앞에 나타났네..
실 :
우수한 네비게이션 AI라면 이정도는 간단하죠!
나님 :
그런건가..그래서 뭐가 운이 좋다는거야?
실 :
ENJ 배틀은 팔로워...한마디로 응원해주는 사람을 서로빼앗는 경쟁이예요
실 :
저렇게 이성을 잃은 모습을 보면
실망해버리는 팔로워도 반드시 나오게 되죠
Mr.엘리트 :
아차...!
나라는 인간이 너무 흥분했군
저런 4류..아니 가치조차 없는 노답을 상대하는 건 나도 이번이 처음이라서 말이야!
실 :
음! 아무래도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 같아요! 준비는 되셨죠?
실 :
이제 MR. 엘리트의 [어필]이 시작되는 모양이예요
나님 :
어필?
실 :
ENJ 배틀은 자신의 인생이 얼마나 충실한지 그리고 얼마나 사회에 공헌하고 있는지 어필하는..
실 :
한마디로 얼마나 자신이 인싸인지를 증명하는 토론 배틀이죠
나님 :
뭐야 그게...
실 :
아싸인 마스터는 그런 어필은 할 수 없을테니까
먼저 상대의 어필을 잘 들어보세요
실 :
자기 자랑에 너무 취해서
뭔가 쓸데없는 말을 뱉어낼지도 몰라요
실 :
인터넷에도 자주 있잖아요?
아무 생각없이 글을 적었다가 사건터지는 일이.
나님 :
그렇군. 상대의 틈을 파고들라는건가
실 :
간단하게 말하자면 그런거죠
실 :
자! 드디어 시작이예요!
화장실은 가셨나요? 방 구석에서 벌벌 떨 준비는 OK인가요!?
MR.엘리트 :
이런이런...곤란하군
=========================================================================
어필
[초일류]
설마 이 몸이 너같은 인간을 상대하게 될줄이야
나는 말이야..초일류라고!
=======================================================================
실 :
어때요? 듣기만 해도 짜증니 확 나죠?
나님 :
그래, 짜증나는 놈이구만
실 :
그럴 때는 [도발한다]를 사용하세요!
실 :
상대의 발언에 살짝 태클을 거는거죠.
그럼, 상대의 실언이나 동요를 끌어낼 수가 있을거예요
실 :
먼저 마스터 마음대로 도발해보세요!
L버튼으로 '도발하자'
기다려!
나님 :
시끄러! 난 1억류다!
Mr.엘리트 :
?? 니가 왜 화내는거냐!?
실 :
잘하셨어요! 도발에 성공하셨네요
나님 :
도발? 난 그저 하고 싶은 말을 했을 뿐이야
실 :
그걸로 됐어요. 중요한 건 상대의 어필을 방해하는 것이니까
하지만 주의하세요. 잘못된 타이밍에 [도발]을 해버리면 반대로 반감을 살수도 있으니
나님 :
그렇군..
Mr.엘리트 :
어, 어쨌든...그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한마디로 격이 다르다고 격이! 그래, 너같은 흑수저와는 말이지!
낚였다!!
실 :
기회가 왔어요! 마스터!
나님 :
무슨 말이야?
실 :
ENJ 배틀은 상대의 팔로워를 빼앗는 경쟁이라고 아까 설명했었죠?
TIP : 팔로워
그 인물을 지지하는 사람들. 팔로워 수=이 세계에서 권력이기도 하다
나님 :
응, 일단 흥분시키면 되는거지?
나님 :
그것도 효과적이지만 중요한 건 [물고 늘어지는] 것이죠.
하지만 그냥 [물고 늘어지는] 것만으로는 상대를 넘어갈 수 없어요
실 :
상대의 발언을 뒤집는, 또는 그 발언보다도 국민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가십]이 필요해요
실 :
[가십]이란 한마디로 증거품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나님 :
그러니까 물고 늘어져서 말 꼬투리를 잡은 뒤에 상대가 증거 있냐? 라고 나오면
가십을 내놓아서 닥치게 만들면 된다는 거지?
실 :
의외로 잔혹하시네요..하지만, 뭐 그런거죠
실 :
항상 상대를 위를 넘어 국민들의 지지를 모아 텐션을 계속 올려서
실 :
그렇게 도달한 상태가 바로 넷 하이인 거구요!
실 :
참고로 마스터는 평소에 근성없는 두부 멘탈이니
지금은 안경의 힘으로 강제적으로 텐션을 올려놨어요
실 :
안그러면 싸우기 전에 항복해버릴 것 같으니까..
나님 :
너무 말이 심한거 아니냐.
...뭐 실제로 그럴지도 모르지만
실 :
그런고로, 방금 전 Mr. 엘리트의 [흑수저]라는 말에 물고 늘어져 주세요. 자, 빨리!
알았다 선택
나님 :
너 의외로 엄청 적극적이다...아까 그 MC라는 녀석같아
실 :
저런 이상한 마스크를 쓴 변태랑 같은 취급하지 말아주세요!
나님 :
아, 알았어 알았다고. 어쨌든 이 [가십]을 [흑수저] 부분에 물고 늘어지면 되는거지?
역전재판 증거품처럼 가십노트가 열린다
리얼충 랭킹 - 난 G랭크고 저녀석은 F랭크. 별 반 다를 거 없지 않나?
추가된
한마디로 격이 다르다고 격이!
그래, 너같은 흑수저랑은 말이야!
이 어필에
'리얼충 랭킹'으로 물고 넘어지자
나님 :
흑수저라고?
나님 :
너도 이 [리얼충 랭킹]이라는 녀석에서
나와 한 랭크밖에 차이가 안나는 흑수저잖아!
Mr.엘리트 :
이러니까 머리가 나쁜놈은 곤란하다니까.
내 F랭크와 네 G랭크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지
Mr.엘리트 :
G랭크의 G는 쓰레기(고미), 바퀴벌레(고키부리), 밥벌레(고크츠부시)를 뜻하는 말이라고!
Mr.엘리트 :
그에 반해, 초일류인 나는 F랭크, 거기다 [제왕(王者)]!
거기에는 하늘과 땅의 차이가 있단 말이지! 헤헷~!
Mr.엘리트 :
뭐, 네 멍청한 머리로는 좀 이해하기 어려울려나? 응~?
나님 :
F랭크의 제왕이라는 게 뭐냐?
Mr.엘리트 :
....뭐?
나님 :
아니, '뭐?'가 아니라 애초에 이 랭크라는 건 대체 뭐야?
Mr.엘리트 :
너, 그런 것도 모르고 배틀을 시작한거냐!?
나님 :
됐으니까 어서 가르쳐주기나 해!
Mr.엘리트 :
아, 그, 그래..내가 왜 혼나고 있는거야..;
Mr.엘리트 :
그러니까..특별한 경우도 있지만
너같은 녀석도 잘 알 수 있게 일반적인 부분을 설명 해주도록 할게
Mr.엘리트 :
나는 배려심도 초일류니까 말이야!
캬~ 곤란하다니까~!
Mr.엘리트 :
먼저, 리얼충 랭킹에는 A~G까지 랭크가 있어
Mr.엘리트 :
그리고 국민은 '정부 공식 SNS' [트이윗터]의 팔로워 수에 응해서 랭크와 순위가 정해지지
Mr.엘리트 :
F랭크 1위, 2위 처럼 말이야!
Mr.엘리트 :
그중에서 A~F랭크 1위에 있는 인간은 경의를 표해서 [제왕]라고 불린단 말이야.
여기까진 이해했냐~?
Mr.엘리트 :
즉! [F랭크 제왕]인 나는 틀림없이 초일류!
이게 팩트란 말이야! 크~!
Mr.엘리트 :
아, 참고로 G랭크에 [제왕]같은 건 없어.
이른바 안타까운 인간들의 모임이랄까나?
나님 :
그렇군...고마워
Mr.엘리트 :
아, 예. 황송합니다...어라?
나님 :
뭔지 잘모르겠지만 F랭크의 제왕이라는 게 그렇게 대단한 거야?
실 :
물론이죠. 랭크가 위라는 건 팔로워 수에 압도적인 차이가 있다는 소리예요
실 :
그리고 팔로워 수가 많으면 그만큼 Mr.엘리트에 찬동하는 사람도 많다는 거죠
실 :
아무리 맞는 말을 했다고 해도 귀를 기울여주는 사람이 없으면 의미가 없어요
반대로 팔로워가 많으면 조금의 실수 정도는 너그러히 봐주죠
나님 :
뭐야 그건..그럼 랭크가 위인 녀석들은 뭐든지 하고 싶은 대로 한다는거냐
실 :
대량의 팔로워를 가진 자라면 그 발언력은 다대(多大)해진다
인터넷 사회라는 게 다 그렇죠
TIP : 인터넷 사회
비방과 온갖욕설이 난무하는
도덕을 잃어버린 인간의 다크 사이드가 들어나는 세계
하지만 편리하니까 무심코 쓰게 된다
나님 :
...그래. 랭킹이였어...
강자가 약자를 학대하고 빼앗는 시스템..
나님 :
누군가가..슬퍼했던 것을 나는 알고 있는 것 같아..
TIP : 랭킹
뭐든지 순위를 정하려고 하는 인간의 나쁜 버릇
모두 함께면 좋잖아
운동회에서 달리기도 모두 함께 손을 잡고 공동 1위로 골하면 좋잖아!
실 :
마스터, 기억이 돌아오셨나요?
나님 :
그래...팔로워 수로 모든 것이 정해진다니
난...그런 세계를 절대 용납할 수 없어!
MC :
거기까지다!
MC :
이 배틀, 일단 종료하도록 하겠다!
나님 :
기다려! 아직 결착은 나지 않았어!
MC :
음, 질렸어
나님 :
지, 질렸다고..!
MC :
너희들이 너무 허접한 싸움을 계속 해대니까
내 귀여운 돼지새끼들의 열도 다 식어버렸잖아
MC :
역시 F랭크와 G랭크의 싸움인가..
분위기가 그닥 안사는 것도 부정할 수 없군
MC :
그런고로, 네놈들에게 시간을 주겠다
MC :
좀 더 자신을 어필할 말을 준비하던지..
MC :
아니면 상대방을 까내리고 멸시해서 끌어내릴 준비를 하도록.
Mr.엘리트 :
흥...목숨을 건졌구만, 3류군
나님 :
그건 이쪽이 할 말이야, 꼬불꼬불군
Mr.엘리트 :
꼬불꼬불이라고 부르지마!
MC :
그러니까 휴식이라고 말했잖아!
이제 끝! 해산~!
=======================================================================================================
참고 :
네비코
실의 별명인 네비코는 네비게이션+코(子)를 합친것.
코(子)는 여자아이한테 자주 붙는 우리나라에서 치면 '~순이'같은 건데
고민하다가 네비순이, 넵순이는 좀 아닌 것 같아서 그대로 번역했다
트이위터 :
트위터와 [무심결에 말했다(つい言った 츠이잇타)]의 말장난인 것으로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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